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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아이스크림을 녹지 않게 먹는 법

아이스크림 통을 앞에 놓고 퍼 먹고 있자면 점점 가장자리부터 녹기 시작한다.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그것은 차가운 죽 같은 것이 될뿐 아이스크림의 씹는 맛(?)아 사라져서 영 어정쩡한 음식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녹은 아이스크림을 방치하고 녹지 않는 부분만 먼저 먹는 것은 왠지 용납이 안된다. 결국 먼저 녹는  애들을 거둬내서 먹다보면, 아이스크림은 점점 더 빨리 녹게 되어 결국 제대로된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은 몇 숟갈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문제를 다년 간 고민해오다가 얼마전 어이없개 해결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모 마트에서 파는 끌레도르 아이스크림은 스티로폼으로 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다.집까지 가져가기 전에 녹는 걸 방지하기 위한 포장으로써, 그걸 보자 기특하다는 생각에 집어들었다. 그러나 맛은 그저그랬다.

그래서 그 후로 좀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찾던 중 나뚜르를 발견했다. 종류도 다양하게 나와있고 나름 맛도 있다. 물론 가격이 좀 비싸지만 세통에 한 통더 행사를 하고 있어서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가격에 살 수가 있었다.
나뚜르를 먹으면서 또 아이스크림 이 녹는걸 보면 어거 어떻게 해결 안되나 하던 중 지난 번 끌레도르 살 때 딸려온 스티로폼 포장을 버리지 않고 둔게 생각나서 찾아다 나뚜르 아이스크림을 엊어 보니 딱 맞는다. 회사가 달라도 아이스크림 통 규격은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기껏 녹지 않게 먹는 법이랍시고 소개하는 사진에 왜 아이스크림은 녹아 있는 걸까? 사실 저 윗부분은 스티로폼 외투가 감싸주질 못해서 좀 녹는다. 하지만 저 단계를 지나 스티로폼이 감싼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 책을 보면 천천히 여유롭게 먹어도 녹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하루키의 1Q84를 예약 구매 했다. 책 중에 나온 음악이 들어 있는 CD도 한장 끼워 준다. CD케이스도 없이 종이 자켓에 넣은 것인데 책 때문에 새로 제작한 듯하다. 음악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책은 1/3가량 읽었는데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이사람은 환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참 잘한다. 적절하게 양념처럼 배치된 섹스씬도 이 아저씨의 특기 라고나 할까. 사람이 뭔지 아는 아저씨라니까..  일본이 인류에 기여한 몇 안되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책을 예약해서 사본 건 처음인데, 며칠 안되지만 기다리는 배송을 기다리는 동안의 설레임이 일반 택배의 그 느낌보다 더 강렬했다. 하루일을 끝내고 샤워를 한 후에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기다렸던 소설을 읽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있다. 이런 글은 이 블로그에는 처음 올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