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마지막 독자

What I Read 2009.11.22 00:30
내가 설마 마지막독자는 아니겠지만, 유행(?)이 한참 지나간 후에 독후감을 쓰려니 다소 겸연쩍긴하다.

타이타닉이란 영화도 하도 사람들이 많이 이야길 해서 안보러갔듯이 이 소설도 하도 이야기들을 많이 해서 안봤었는데, 역시 청개구리 심보는 그다지 도움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가보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 시간이 남아서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집어들고 보게 되었는데, 도저히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42페이지에서 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정장에 넥타이까지 매고 서점에서 낄낄대고 웃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재치있는 문장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나랑 동갑에 같은 인천출신이라 더 빠져들었던것 같다. 가끔 소설을 읽다가 주인공의 나이가 나와 같다거나 하면 괜히 동질감을 느끼면서 내가 주인공인듯한 착각에 빠진채 소설을 읽게된다. 하루키의 소설 몇 가지를 읽을 때도 나와 주인공의 나이가 같아서 괜히 주인공 성격도 좀 나와 비슷한 것 처럼 느껴졌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야구를 좋아했다거나 명문대를 나왔다거나  머리가 무척 크다거나 하는 점은 다르다. 나는 프로야구가 생기던 당시 야구라는 존재를 매우 싫어했다. 별 시덥잖은걸 주말 내내 모든 채널에서 해대는 바람에 당췌 티비에서 볼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내 어린 시절은 야구나 축구와 같은 공놀이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냥 도둑잡기라든가 서로치기.. 뭐 그런놀이만 하고 놀았었던것 같다. 
 
야구에 관심이 없었으니, 지루하게 티비 프로그램을 채우고 있는 야구가 야속하기만 했고 삼미의 기록적인 패전따위에 그다지 가슴아파 하지도 않았다. 덕분에 소속의 중요함을 깨닫지도 못했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아서  명문대 따위에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주인공처럼 실패는 겪어봤다. 사업을 하다 실패해보기도 했고, 이혼남 보다 더 안쳐주는 노총각이되었다. 명문대 출신이 실직자가 된 것에 비교해서 추락율이 더 큰지 작은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볼 만큼은 되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주인공은 프로의 세계에서 벗어나 느리고 여유있는 자족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나는 몇번의 실패를 겪으면서 대박의 욕심은 버리게 된 것 같다. 물론 돈이 많이 벌리는걸 싫어하게 된건 아니지만 돈을 많이 벌겠다는걸 목표로 삼지는 않게 되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 일을 잘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돈은 저절로 벌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저절로 벌리는게 많이 벌리게 된다면 더 좋겠지만, 먹고 살정도만 되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고 있으니 그걸로 되는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요즘 다시 바빠질지도 모르는 일을 시작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다소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다. 사업이란게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고 해도 막상하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보다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그다지 즐기지 않는 업무가 더 많이 따라오기 때문에 결국 삶은 바빠지고 일은 재미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 내가 어쩔수 없는 생물학적 번식 본능도 채우려면, 주인공 처럼 돌아올 마누라도 없는 나에겐 좀 더 '프로'스러운 모습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자기좋아하는 일이나 하는 수입적은 노총각을 좋아할 여자는 없으니 말이다. 주인공과 좀 더 비슷하려면 사업을 할때쯤에 결혼을 했다가 망하면서 이혼을 했었어야 했다. 결국 나는 주인공보다 좀 더 안좋은 상황인 셈이다.

어릴때 소속의 중요함도 깨닫지 못했고, 생물의 본능을 어쩔수도 없는 나는 결국 좀 더 치열한 삶을 당분간 더 살아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책 읽기를 막 끝마쳤을때는 유유자적한 삶을 사는 주인공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꼈던것 같은데, 이 글을 쓰다보니 나는 아직 그렇게만 살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기회가 된다면 삼미슈퍼스타즈의 야구를 재현해보고 싶다. 나라면 충분히 가능할것 같다. 함께할 사람?

Trackback 1 : Comments 13
  1. pashiran 2009.11.22 01:06 신고 Modify/Delete Reply

    그 책을 본게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데 여태 서점에 진열되어 있었나 보네요 ^^:
    정말 재밌게 읽었던 책 중의 하나죠.

    • Favicon of http://blog.whattomake.co.kr BlogIcon MrKiss 2009.11.22 21:30 신고 Modify/Delete

      아직도 잘 팔리는지 책표지 보이게 쌓아놓은 곳에 있더라구요. 오래 잘팔릴만 하지 않습니까? ㅎㅎ

  2. Favicon of http://gnskorea.tistory.com BlogIcon wjdgns506 2009.11.30 23:09 신고 Modify/Delete Reply

    음..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오래전에 나왔던 책인가 봐요 ㅎㅎ.. 오랜만에 구경왔어요 ㅋ
    저를 기억하시려나요 ㅎㅎ... 흐앍 것보다 오른쪽 위에 여자사진이 매우 보기 좋군요 므흣 =ㅅ =;;;

    • Favicon of http://blog.whattomake.co.kr BlogIcon MrKiss 2009.12.01 00:21 신고 Modify/Delete

      그렇다고 그리 오래전은 아니구요 2004년에 나온책이예요
      근데 블로그 필명이 와리팝이라면 제가 초대장 드린분 맞죠?

    • Favicon of http://gnskorea.tistory.com BlogIcon wjdgns506 2009.12.02 17:04 신고 Modify/Delete

      네네 ! ㅋ 잊지 않으셨군요 ㅎㅎ
      그날 초대장 주신거에 대해선 아직도 감사하고 있숨니다~^^

  3. 2009.11.30 23:21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blog.whattomake.co.kr BlogIcon MrKiss 2009.12.01 00:26 신고 Modify/Delete

      먼저 이 썰렁한곳에 댓글을 남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제가 그런질문에 제대로된 답을 드릴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일단 나름대로 답을 적어보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자동차와 프로그래밍이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군요.
      자동차에는 매우 많은 마이크로컨트롤러가 들어있습니다. 모터를 이용하는 각종 장치들 오토 윈도우나 와이퍼 등의 제어에도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쓰이고 가장 중요한 엔진제어에도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쓰이죠.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임베디드프로그래밍이라는 프로그래밍을 해줘야 작동이 되는것이구요. 그러니 현재의 차들도 프로그래밍과 관련이 많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회사에서는 관련부품을 만들기위해서 임베디드 프로그래밍을 하겠지만, 자동차 회사에서는 엔진제어 부분이외에는 거의 프로그래머가 손댈일이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트립컴퓨터가 달린 고급차 같은 경우에는 프로그래밍이 많이 관여 되겠네요.
      미래의 자동조종자동차에는 당연히 고급프로그래밍이 필요하겠죠. 미국 그랜드챌린지나 어번 챌린지 같은 로봇자동차 대회에 나온 자동차들이 그 시초가 되겠죠. 지금은 아직 실용화와는 거리가 먼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조만간 실용화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로봇자동차 이전에 차선이탈 경보장치나 자동주차장치 같은 것들이 먼저 실용화되고 있는데요. 그런 장치들에도 고도의 프로그래밍이 필요하죠.
      자동차와 프로그래밍은 두 가지라기 보다 기계공학과 전자공학 전산학까지 포함된 세가지 분야가 섞여 있다고 봅니다.

      0과 1 두 가지만가지고 컴퓨터가 연산을 한다는 것은 저도 확실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부분이자 알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5v로 작동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에서 0은 전압이 0인 상태이고 1은 5v인 상태입니다. 마이크로 컨트롤러의 입력단자 하나를 배터리의 -에 연결하면 그 입력단자는 0으로 판단하고, 배터리의 +에 연결하면 1로 판단합니다. 마이크로 컨트롤러에 짜 넣은 프로그램이 그렇게 판단하는거죠. 사람이 생각하는 1처럼 위가 약간 튀어나오고 아래쪽이 좌우로 약간 퍼진 형태의 1을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판단하는게 아니라 단지 5v의 상태를 1이라고 프로그램에서 규정한다는 것 뿐이죠. 그러니 한낱 금속과 플라스틱 덩어리가 의식이 있어서 1과 0을 구분할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그리고 트랜지스터를 보면 스위칭으로 어떻게 IC내에서 연산이 가능한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AND 니 OR니 하는 논리 연산들의 조합으로 연산을 한다는 말은 들어봤을꺼에요.
      AND회로 스위치 두개를 직렬로 연결한것으로 물리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스위치 중 하나라도 끊어지면 전기가 흐르지 않고 그러면 전압이 0이니까 값도 0이 되죠. 두개의 스위치가 모두 연결되면 전기가 흘러서 전압이 5v가 되어 1이라는 값을 나타낼수 있습니다.
      집적회로 내부적으로 트랜지스터가 AND회로에서 각각의 스위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다리가 세개 달려있는데 가운데 다리에 전기를 주느냐 마느냐에 따라 양쪽다리를 통해 전기가 흐를지 말지가 정해 집니다. 그러니까 손으로 누르는 버튼식 스위치 대신에 전기로 제어하는 스위치라고 할 수 있죠.
      AND회로에서 직렬로 스위치 두개의 조작을 손으로 하는 대신에 두가닥의 전선으로 하게 되는 것이고 그 전선에 들어갈 전기가 다른 논리회로에서 나온것을 쓸 수 있으니 논리회로들의 조합이 가능하게 되는것이죠.
      이 정도가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의 0과 1로 하는 컴퓨터의 동작입니다.

    • Favicon of http://gnskorea.tistory.com BlogIcon wjdgns506 2009.12.02 17:24 신고 Modify/Delete

      어이없어하실지도 모르는 질문에 상당히 도움되는
      답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ㅋ
      일단 첫번째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야말로 완벽한듯 하군요.. 엔진제어 외에는 프로그래밍이 들어갈일이 없으니 저는 3년동안 엔진제어프로그래밍만 죽어라 배우겠네요 ㅋㅎ 설마 대기업도 아닌 공립학교에서 트립컴퓨터가 달린 고급차를 사들여 학생에게 실습하진 않을테니까요 ㅋㅋ
      그리고 두번째질문에 대한 답변은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것 같습니다 ㅋㅎ 이제 마이크로 컨트롤러에 어떻게 프로그래밍한것을 넣는지만 찾으면 되겠군요. ㅎㅎ
      컴퓨터는 알면 알수록 더 알고싶은 욕구가 솓구치는거 같아요 ㅋㅋ 저만 그럴지도.. 역시 알면 알수록 재밌고 흥미가 가네요. 저는 IT관련쪽에서 일하는게 가장 보람있을거같다는 확신이드네요ㅎ 제 질문에 이렇게 좋은 답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나중에도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봐도 되죠 ? ㅋ

    • Favicon of http://blog.whattomake.co.kr BlogIcon MrKiss 2009.12.06 22:59 신고 Modify/Delete

      물론 환영입니다만 어디까지나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의 답변이니 참고만하시기 바랍니다^^

  4.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9.12.16 23:21 신고 Modify/Delete Reply

    제목이 확 끌립니다. ^^;
    '삼미...'의 마지막 독자라.. 작자가 들으면 섭섭하겠어요. 하하
    유행 지나간 후의 독후감은 오히려 쿨해서 좋습니다. 전 지나간 영화 리뷰도 곧잘 합니다. ^^;;

    • Favicon of http://blog.whattomake.co.kr BlogIcon MrKiss 2009.12.17 17:56 신고 Modify/Delete

      저야 뭐 그냥 좀 늦은듯해서 써본 말일 뿐이구요. 아직도 잘만 팔리던걸요 ^^
      늦게 읽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쿨하단 말씀 들으니 시류에 휘둘리지는 않았다는 일말의 위로는 좀 되는듯합니다 하하~

  5. Favicon of http://neoparan21.egloos.com BlogIcon 새파란상상 2010.02.18 15:21 신고 Modify/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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