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ake It Yourself

더치커피 메이커를 내 맘대로 용도변경한 페트병 가습기

겨울이 되면 어머니께선 수건을 물에 적셔서 자기 전에 방에 널어주시곤 한다. 예전엔 뭐하러 그러시나 싶어 그만두시라고 했었는데, 언제 부턴가 어머니께서 정말 그만 두시고 나자,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원래 그랬는지 모르지만 수건을 적셔 널지 않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목이 매우 메말라 컬컬해진 상태로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요즘엔 내가 수건을 적셔서 널고 잔다. 아침부터 목 컬컬하다고 막걸리를 마실 수는 없잖은가?

그러나, 게으른 내가 그런걸 매일 하려니 슬슬 꽤가 나기 시작한다. 뭔가 만들어야할 때가 온것이다. 게으름은 발명의 아버지라는 말이 맞다. 사실 전부터 고민해오던 것인긴 한데 마땅히 깔끔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었다. 수건을 물통에 아래만 잠기게 걸어 둔다거나 하면 며칠동안 갈것 같기도 한데, 물통을 방안에 두었다가 바닥에 쏟기 쉽상이라 그 방법은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며칠전 수건을 물에 적시며 생각해보니 괜찮은 것이 이미 나에게 있다는게 생각났다. 이 블로그에도 얼마전에 올렸던 페트병으로 만든 더치 커피용 워터드립장치가 그것이다. 물통만 2리터 짜리 페트병으로 바꾸면 며칠은 가지 않겠는가?

전에 해보니까 대략 10초에 한방울씩 떨어트릴때 하룻밤 정도면 200ml 정도가 다 내려오는 것 같았으니까, 2리터 짜리 물통이면 며칠은 가지 않겠나 싶다. 어제 밤에 걸어놓고 자보니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물 떨어지는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하면 방바닥이 물바다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방금도 물을 새로 담으면서 물떨어지는 속도를 좀 빠르게 했더니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였다. 이불옆에다 놨었더라면 한소리 들을뻔했다.  

(추가:  10초에 한방울은 너무 빠른것 같다. 나중에 보니 다시 바닥에 물이 고였다. 한 20초에 한방울 정도로 해서 다시해봐야겠다) 

자 그럼 세팅사진 나간다. 폰카 카메라 품질이 좀 악화된 관계로 예전보다 화질이 더  떨어졌다. 


사진이 교묘하게 끊어진 곳이 엇비슷하여 일부러 맞추려고 하다가 저상태로 된 듯 하지만 의도는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저것 보다는 잘 할 수 있다 --;;

사실 더치 커피메이커로써 저 장치(?)는 이미 안쓰기 시작한지가 오래됐다. 만들고나서 한 일주일은 매일내려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숙성까지 해서 마셨더랬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귀찮아서 관뒀다. 요즘은 속이 좀 거북스러워서 커피 자체가 땡기질 않는다. 내년 여즘쯤 더치 커피의 계절이 오면 그때 다시 워터 드립으로써 활약하길 기대해본다. 이번 겨울엔 가습기로 지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