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터 신문에 나오기 시작한 FMC라는 용어가 있다. 약자가 하도 많아서 뭐가 뭔지도 헷갈리지만 그래도 뭔지 찾아보니 Fixed Mobile Convergence의 약어라고 한다. 고정된 유선전화와 이동통신을 합친다는 이야기쯤 되겠다.
FMC는 KT에서 아이폰 나올때 쯤 들고 나온 말인데, 휴대폰하나로 집안에서는 유선전화요금으로 전화를 하고 집 밖에서만 이동전화요금을 내고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서비스다. 예전에 LGT에서 나온 전화기가 가출하는 광고로 선전하던 서비스와 비슷한것인데,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좀 있다.
LGT는 집에 꽂아둔 무선 장치의 범위내에서만 요금을 깎아주는 것으로 여전히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FMC는 무선랜 구간이면 어디에서든 무선랜을 통해 인터넷전화방식으로 통화를 하게 해주고 무선랜이 안되는 곳에서만 이동통신망으로 전화를 하게 해주는 것이다. 회사나 집 밖에 무선랜이 많으니 FMC가 좀 더 저렴한 요금이 나올것이다.
그런데 KT에서는 아이폰사용자에게 FMC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안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으나 그게 아니었다. 자작 FMC가 가능하다. DIY FMC인 셈이다. 역시 약어를 쓰게 만드는 유혹은 도처에 존재하는구나.
물론 내가 직접 고안해낸 방법은 아니다. 름베르님의 블로그에서 본 방법이다. 070인터넷 전화는 단말기와 교환기 역할을 하는 서버간의 연결방식으로 SIP라는 걸 사용한다고 한다. 다 그런지 일부만 그런지는 모르겠고 알필요도 없고 다만 SIP 방식 인터넷 전화를 아이폰에서 돌아가게 해주는 앱들이 여러개 있다는 사실만 알면 된다.
그니까 SIP세팅 방법이 공개된 070전화를 하나 가입해서 아이폰에 SIP 통화 기능이 있는 인터넷폰 프로그램을 하나 깔면 자작FMC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070전화가 되는 것이 아니고 애석하게도 삼성070과 imtel.co.kr이란 곳만 된다. (고 알고 있다) 다른곳도 되는 걸 알면 알려주시길..
설정하는 방법은 위에 올린 롬베르님의 블로그에 자세하게 이미지와 함께 설명되어 있다. 나는 거기에 없는 경제적인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아이폰의 가입에는 요금제가 몇가지로 정해져 있어서 그 이외에는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인터넷폰이고 자시고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용량이 낮은 요금제로 가입하고 기본용량 이외의 통화를 인터넷 전화로 쓴다면 그만큼 절약이 가능하다. 게다가 해외출장시 비싼 로밍요금대신 와이파이 존에서 인터넷 전화로 사용한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다.
일반적인 휴대폰 요금인 10초당 18원에 비해 반 이하의 가격이기 때문에 4000원의 기본료를 공제할 수 있는 만큼만 사용한다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 월 400분 가량 통화하는 사람이 라이트요금제로 가입하고 통화의 반을 인터넷 전화로 쓴다고 하면 부가세포함해서 13,970원의 인터넷 전화요금만 더 쓰면 된다. 미디엄 요금제보다 6,600원 가량 싸다.
2년이면 13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KT가 아이폰 사용자에게 FMC서비스를 직접 한다면 4000원의 기본료도 들지 않을테니까 좀 더 싸게 쓸 수 있겠지만, 별도의 회사를 이용한다는 것 때문에 그렇게 엄청나게 싸지는 않다.
그리고 인터넷전화가 3G망에서도 되느냐가 큰 관심사인데, Acrobits Softphone이나 Fring등의 앱들은 3G망에서도 작동은 한다. 다만 Acrobits Softphone을 써본 결과 와이파이망이 아니면 내 음성이 상대방에게 들릴때 매우 끊긴다고 한다. 름배르님이 속도테스트 앱을 깔아서 시험해본결과 3G망의 업로드 속도가 선전하는 것보다 매우 느린것으로 나온다고 한다. Acrobits Softphone의 음성 압축 코덱이 64kbps 이기 때문에 그 이상 속도가 나와 줘야 인터넷전화가 원활한데 그 이하로 나온다고 한다. 그냥 사무실이나 집에 있을때 쓰는 용도로 생각하야 할 것이다.
스카이프는 번호를 안받고 쓰면 기본요금없이 쓸수 있는 셈이지만 유선으로는 분당 20원 휴대폰으로 걸때는 분당 76원으로 과금단위도 크지만 10초당으로 환산해도 유선에 걸때 3.33원/10초, 휴대폰으로 걸때 12.7원/10초 꼴로 좀 비싼 편이다. 인터넷 전화를 조금만 쓴다면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인터넷 전화도 정해진 번호를 쓰면 받는 쪽에서 나라는 걸 알 수 있어서 스팸 전화 취급을 안받을 수 있다. 스카이프로 번호 없이 걸면 잘 안받는 수도 있다. 스카이프도 번호를 받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4000원의 추가 비용이 들게 되어 Wyz070에 비해 장점이 없어 진다.
내가 생각하는 근미래의 전화는 인터넷 전화와 휴대폰의 융합이다. 인터넷전화 번호를 따로 받지 않고도 하나의 번호로 무선랜 구간에서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고, 상대방이 나에게 걸때도 내가 무선랜 구간에 있을때는 인터넷 전화 요금 만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물론 하나의 전화걸기 앱으로 인터넷 전화와 이동전화를 다 걸고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려면 교환기 단계에서 휴대폰이 이통망 구간에 있는지 무선랜 구간에 있는지를 파악 할 수 있어야 하고 전화기속의 프로그램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FMC 수준의 시스템으로는 구현이 안된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별로 어려운것은 없다.
그렇게 융합이 되면 이통망의 사용량이 줄기 때문에 원가도 절약할 수 있고, 그만큼 저렴한 요금으로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누가 먼저 그렇게 할지 기대된다. 먼저 하는 회사가 당연히 시장점유율 1위가 될 것이다. 물론 수익은 줄어들게 될 공산이 크다.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데 누가 그걸 하겠냐고? 어? 왜 그러시나? 통신만 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처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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