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든 도로를 길을 찾아가든 길모르면 힘들긴 마찬가진데, 결정적으로 산길은 지도가 거의 없다보니 내비게이션이 나오기도 힘들다. 항공사진으로 찍어서 자동으로 지도를 만들 수도 없다. 나무들에 가려서 등산로는 항공사진에도 잘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차에 아이폰이 나오고 GPS앱들을 쓰다보니 openstreetmap을 이용하면 지도를 올리고 사용하는 것을 모두가 공동작업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openstreetmap을 가져다 쓰는 opencyclemap이 등고선을 지원하기 때문에 등산용으로 적합하고, gps앱들에서 저장된 등산경로를 openstreetmap에 올리고 간단하게 편집만 해주면 등산로 지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openstreetmap의 조합으로 맵2.0의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내가 저장해둔 대둘코스 1,3,4,5구간과 계룡산, 그리고 월평공원 등을 이미 올렸고, 오늘은 대둘9구간 중에서 전에 가지 않았던 북쪽 부분을 올렸다. 대둘 9구간은 계룡산 국립공원 수통골이라 그런지 누군가가 이미 어느 정도 올려놨는데 마침 내가 안갔던 곳이 빠져 있어서 추가하기로 맘먹고 나섰었다.
대전둘레산길잇기 9구간 지도 - 다음 대전둘레산길잇기카페에서 퍼옴
등산로가 표시된 위 지도는 구판이라 계룡사로 가는 도로가 없다는 점을 참고해야한다.
경로의 왼쪽 끝 부분이 사봉 버스 정거장이다. 107번 버스를 타고 동학사방면으로 가다가 보면 현충원 몇정거장 후에 나온다. 저기가 대전 시경계라서 저 정거장 부터 앞문으로 내리면서 추가 요금을 더 내야 한다. 대둘카페의 산행기에 보면 코스지도에 있는 빨간 코스처럼 거의 현충원 앞에서 한참을 길따라 걸어가다가 산을 오르는것으로 되어 있는데, 버스 정거장 하나 더 가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해놨을까 싶다. 예전엔 정거장이 없었나?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면 또 다시 길을 가로질러야 하는데, 다음 항공사진을 잘 보니 도로 아래로 개구멍이 있는것 같아 보여서 그 구멍을 찾아보기로 했다. 아이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갔는데도 길을 잘못들어 약간 돌아가고야 말았다. 다음 지도를 보면 트랙을 저장할 수가 없어서 잠깐만 보고 닫았더니 그런일이 생겼다. 다음 항공사진맵을 쓰는GPS 앱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위는 버스정거장에서 바라다본 오늘의 목적지 도덕봉. 보이는 횡단 보도를 건너서 봉우리 쪽으로 무작정 전진한다
경로에 보이는대로 계룡시로 가는 자동차 전용도로 밑으로 난 개구멍을 지나면 고물상 비슷한양철판담장을 한 곳이 나오는데 그 곳을 끼고 윈편으로 가면 위와 같은 막다른 길이 나온다. 산길을 잘 보면 등산로입구라하기도 뭐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뭐한 오르막이 보인다. 눈위에 사람의 발자국은 없고 산짐승의 발자국만 나 있다. 아무튼 따라간다.
오르다보니 어느새 사람 발자국이 나오는 발자국의 삼거리를 만나서 -내가 간길은 그 삼거리에 포함되지 않았다-안심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한참 오르니 위와 같은 광경이 보이는 바위가 나타난다. 저 아래 똬리를 틀고 있는 도로가 내가 내린 버스 정거장 바로 옆이다. 건너편 산은 대둘 8구간 갑하산일 것이다. 아마도..
어느정도 오르막이 잦아들고 나름대로 봉우리를 하나 쯤 지나자 또 나름대로 칼바위 능선이 나타난다. 그 옆에 나름대로 절벽이 버티고 있어서 기분도 나름 산뜻해진다.
능선을 따라 좀 가다 보니 시야가 트인 곳이 나타나서 사진 한방. 조 앞에 격자모양으로 정리된 곳이 대전 현충원이다.
뒤를 돌아보니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려고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기엔 아직 너무 밝아서 손으로 가리고 계룡산 안테나봉을 찍어 본다. 찍고 보니 작아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만 실제론 나름대로 잘 보였었다.
이젠 시간이 더 지나서 해가 넘어가기 직전이다. 잘 나오지 않을 확율이 매우 높지만 똑딱이로도 항상 들이밀고 싶은 것이 노을인법. 아까보다 계룡산 안테나가 더 잘 보인다.
지금까지 올라온 길은 사실은 다녀서는 안되는 길이었다. 물론 나는 알고 왔다. 지난 번 왔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가지 말란다고 바로 예 그러고 다른 길로 내려갔었지만 말이다. 금지된 길이지만 이 길은 엄연히 대전둘레 산길잇기 코스이고 대전둘레 산길잇기코스는 대전시장도 내 앞에서 인정한 공인 코스로서 시에서 이정표도 만들어 달고 권장하는 코스인 것도 맞다.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여기는 시 소속이 아니고 국립공원 소속이라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게 아닌가 하는 추측은 해보지만 ,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어서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지된 코스라서 그런지, 밧줄하나 정도 걸려 있었으면 하는 곳도 있었으나 전혀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는 곳도 있었다.
저 곳에서 왼쪽 수통골 주차장코스로 바로 내려왔다. 산행시간 두시간 반 정도 걸린 짧은 코스였다. 4시에 등산을 시작해서 6시 좀 넘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렇게해서 기록한 트랙을 openstreetmap에 올리니 이런 지도가 생겼다. 지도 보기
이제 다음주 일요일이면 이 지도가 opencyclemap에도 등록될 것이고, 그러면 motionX GPS에서 저 지도를 보면서 등산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나 말고 다른 사람이.
openstreetmap에 지도를 올리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도 위쪽의 탭 메뉴에 GPS Traces 를 누르면 GPS 경로 화일을 올릴수 있고. 올리고 나서 결과 화면에 보면 뒷부분에 more / map/ edit 중에 edit 를 누르면 올린 경로를 가지고 지도를 편집할 수 있다.
edit를 누르면 아래화면 처럼 선택을 강요하는데, 이 때 아래부분에 있는 Convert GPS track to ways에 체크를 해주면 내가 올린 트랙이 기본적으로 빨간색 길로 그려진다. 그리고 Edit with save를 눌러 실수한 것이 바로 업데이트되지 않도록 안전한 모드로 시작하도록 한다.
에디터는 웹 브라우저 내에서 실행되는 플래쉬의 형태로 되어 있고, 커서를 클릭할때마다 선이 그려지는 바람에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ESC를 누르면 취소 되니까 걱정할 필요없다. 내가 올린 빨간 경로를 커서로선택해보면 화면 아래쪽 메뉴가 확 바뀌면서 그 길의 특성(attribute)가 나타난다. 갓 올린 트랙은 빨간색으로 표시되면서 특성에 잠겨 (locked) 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고, 그곳을 클릭한번 해주면 풀어진다. 길의 특성은 왼쪽 칸에 특성의 종류를 쓰고 오른쪽 칸에는 특성을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길에 대한 건 매우 복잡하고 방대한 내용이라 그걸 다 여기서 다루기도 힘들거니와 나도 잘 모른다.
나는 그냥 다른 등산로가 어떻게 되어 있나 보고 따라했다. 등산로는 화면 왼쪽 아래 WAY라는 글자 오른쪽의 특성 표의 상단 왼쪽 아이콘을 사람 모양으로 바꾼후 unofficial path로 기본을 정의하면 그 바로 아래에 highway path라고 자동으로 하나가 생긴다. 그러면 화면 오른쪽 아래쯤에 플러스 마크를 클릭하여 한줄을 더 만든 후에 sac_scale hiking이라고 쓴다. 한번 그렇게 정의 한 후에는 새 길을 클릭하고 오른쪽 끝 아래 쯤, 아까 플러스 아이콘 있던 곳 바로위에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화살표를 눌러주면 특성이 복사가되어 적용된다.
간단하게 편집방법을 써보자면, 지우기는 쉬프트 딜리트, 선 자르기는 선상의 점을 선택 후 화면 왼쪽 아래에 있는 가위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그 밖의 기능들은 거의 안써봤다. 오픈스트리트맵위키를 보면서 좀 공부를 하면 차차 알게 되겠지만, 등산로 정도 올리는 데는 이정도면 된다고 본다. 다 되면 save버튼을 누르고 다 됐다고 할 때까지 찬찬히 기다려 준다. 좀 느리니까 갑갑하다고 이것 저것 누르지 말고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트랙을 올리면 지도가 만들어지고 모두와 공유를 할 수가 있는데, 그런데, 그런데에~ 얼마나 들 올릴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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