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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청와대는 왜 지도에 없나여?'


다음사이트를 배회하다가 다음지식이란 데서 '청와대는 왜 지도에 없나여?' 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는걸 봤다. 내용은 이렇다.
오늘 지도를 보다 문뜩 궁금한게 생겼는데여.. 청와대를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라구여.. 맨처음 지도가 잘못됐나 싶어서 다른지도로도 찾아봤지만 위치가 표시되어있지 않더라구여....하지만 지도엔 없다고 해도 왠만한 사람들은 위치를 알거같은데,, 지도에 표시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여????
그 밑에는 국가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어서 안된다, 그러면서 어떤 답변엔 어디서 법규까지 복사해다가 달고 난리났다. 내가 보기엔 초등학생들끼리 주고 받는 문답에 중학생이 하나정도 낀듯한 문답들이 오고가고 있었다.

답변으로는 국가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어서 안된다고 빨간색으로 강조까지 한 답변이 선택되어 금배지를 달고 있었다.

보안이랍시고 지도에 모자이크질 해 놓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볼때마다 나름 분개(?)해 했던지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답글을 달고 말았다.

얼마전 어느 블로거도 항상 테러 위협에 시달리는 미국도 백악관을 구글맵에 공개 해 놓는데, 우리나라는 멀쩡한 청와대를 풀숲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에 대해 혀를 차는 글을 올린걸 봤지만, 그것은 청와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의 대전의 자운초등학교가 있는 어느동네는 아마 군인 아파트가 있어서 보안구역인듯한데, 지도상에는 아파트와 학교 길이 다 표시되어 있으나 항공사진엔 역시 온통 숲이다.



위와 같은 사례는 민관합동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보안을 규제하는 곳에서는 어느 해상도이하의 항공 사진까지는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지역을 아래 네이버 지도에서는 모두 볼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에서도 이보다 더 확대를 하면 왼쪽의 금병산 밑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갑자기 사라지고 숲이 되는데, 그래도 동네는 나타난다.



그러니까 다음의 지도는 해상도에 따른 당국의 규제를 지키는 방편으로 아예 규제가 되는 지역은 모든 해상도에서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방법을 채택했고, 네이버는 그나마 해상도별로 대응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렇게 보면 자운초교가 있는 저 동네는 국방과학연구소보다 보안등급이 낮아서 네이버의 고해상도 사진에서도 나타나는 것인가? 아니면 다음직원의 실수로 보안영역이 된것일까?

아무튼 이 혼란스러운 상황들도 구글맵이 없다면 뭐 그럴수 있다고 이해해줄 수 있으나, 구글맵이 나온지가 벌써 몇년인데 그걸 아직도 규제를 하고 있다는게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간다.

그런 눈가리고 아웅식의 일처리를 하고 있다는게 챙피하지 않은가? 법이 잘못되어 있으면 진작 고쳐서라도 의미 없는 규제는 없애야지 도대체 뭐하자는 짓인지 모르겠다.

이상황을 외국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웃을지 생각하면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이게 IT강국이라고 내세우는 나라가 할짓인가?

다음 지식의 답글에도 썼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하는 삽질들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말대꾸하지 말아라'라는 교육의 영향도 있는듯 하고 공무원들 특유의 고지식함도 한몫하는 듯하다.

좀 아닌것 같아도 일단 위에서 시키면 '예' 하고 따라야 하고, 구글맵에 자기네 사무실앞에 서 있는 차들 댓수가 몇 대인지 다 뜨는지도 모르는 윗선의 지시가 비합리적이어도 일단 따라야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교육방식과 조직문화가 우리에겐 만연해 있다.

제발 그 이유보다는 담당자들도 바꾸고 싶어서 법개정규안을 올렸는데 뻘짓거리만하는 국회의원들이 고쳐주질 않아서 이런일이 빚어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약간이라도 위로가 된다.

비판만하는거 싫어하니까 대안도 제시하겠다.

항공사진에 대한 규제는 포기한다. 의미가 없다. 북한에게 소련이 고해상도 항공사진 안줬을까? 구글이니 뭐니 그런거 없어도 이미 그들은 알꺼 다 안다. 지도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리자. 대동여지도 만들었다고 김정호 잡아다 족친걸 뭐 좋은거라도 아직도 따라하려는가?

이미 공개된것은 비밀이 아님을 인정하고, 법규를 고쳐라. 

그리고, 지도가지고 뻘짓할 시간에, 고해상도 항공지도에 좌표까지 모두 노출된 현재의 상황에 대비한 보안대책을 세워라. 

요즘 세상엔 GPS수신기와 간단한 보드하나 달린 모형항공기로도 청와대고 국정원이고 소이탄 하나쯤은 너끈히 던져 넣을 수 있는 기술이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다. 어디서 하나 터져야 대비할 것인가?

그 조그만 비행기 막자고 레이더를 설치하기도 그렇고 대공 미사일을 쏘기도 그렇겠지만, 분명한 위협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 일은 지도담보안 담당자를 보내서 고민하도록 하면 제대로된 인력 재배치 사례가 될까? 그리 믿음직스럽진 않다만.. 뭐 알아서 잘 하시길 바란다.

밥을 퍼줄순 있지만 대변까지 대신 봐줄순 없지 않은가? 알아서 먹고 소화시켜서 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