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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유선전화의 운명은?

유선전화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얼마전 이동통신의 미래도 상상해 봤었는데 오늘은 유선 전화의 미래도 상상해보자.

KT의 유선전화 시장 점유율이 나날이 떨어져서 난리라고 한다. 인터넷 전화로의 이동이 쉬워지면서 더 가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그러나 KT는 뾰족한 대책 없이 마냥 가입자를 내주고 있다. 유선전화 매출이 5조원이나 된다니 새삼 놀랍지만 조만간 인터넷 전화로 모두 바뀌게 되면 그 시장은 반 이하로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가격의 하락은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일반적인 현상 중의 하나이다. 기존 전화망의 유지 비용이 인터넷 전화보다 비싸다면 당연히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뭐 그다지 어려운 상상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그런 변화가 이행되는 시기에 있어 유선전화 사업자는 어떻게 해야할까? 별 거 없다 자기도 가야지 버티면 쪽박차는게 뻔하지 않은가? 그런데 KT는 아직 마냥 버티기만 하고 있는걸 보면 바보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천재는 역사에서 배우고 보통사람은 책에서 배우고 바보는 경험에서 배운다는 말에 의하면 바보는 망해봐야 그제서야 안다.

기존 가입자를 인터넷 전화 가입자로 바꾸면 수익이 줄어들까봐 버티고 있겠지만, 유선 전화 시장은 기존의 교환기를 이용하는 전용망 시대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방식으로 기술발전을 이루어 비용이 내려가고 있으니 요금은 싸지는게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추가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같은 요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럴 머리도 용기도 없으면 그냥 남들 따라라도 가야 살아남을 것 아닌가?

TV화면을 이용한 화상전화를 인터넷과 IPTV 등과 결합하여 마련한다면 새로운 서비스가 될테니 기존 매출을 고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작년엔가 그런 아이디어를 공모전에 내봤는데, 콧방귀도 안뀌는게 KT였다. 아마 갖가지 안되는 이유가 수십가지가 머릴속에서 떠올랐겠지, 그랬다면 그냥 망하는 수 밖에는 없다. 혁신은 아이디어 하나 덜렁 내는 것 처럼 쉬운게 아니다. 수십가지 안되는 이유들을 모두 격파해 나가면서 이루어 가는 것이다. 혁신이란걸 해보지 않은 조직에겐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되겠다.

KT같은 격변기에 처한 기업에는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만 있는 임원이나 사장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들은 남들 하는거 빨리 따라가는 것만 잘하면 되는 회사 생활을 여지껏 해온 사람들이다. 새로운것은 위험하고 수익율이 떨어진다는 확신속에 살아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살길을 개쳑하길 바라는건 분명 무리다.

KT는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 혁신이 몸에 배어있는 벤처 기업가가 현재의 KT에는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들어가도 그 많은 복지부동형 인재들을 어떻게 움직일지 참 고민스럽겠지만, 그래도 일단 윗대가리 부터 바뀌어야 하는게 회사다. 회사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니까. 회사는 철저한 전체주의 독재사회이다. 적어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회사는 그렇다. 극소수의 특이한 운영체제를 가지는 회사가 있지만 그렇게 된것도 사장이 그렇게 마음 먹어서 그렇게 된거지 사원들이 그렇게 만든건 아니다.

이야기가 점점 유선전화의 운명보다는 KT의 운명으로 흐르고 있는데, 다시 유선전화로 가보면.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 했듯이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화상통화같은 것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혜택을 줄 수 있다. 이동전화에서 화상통화는 화질도 조악하고, 추적당하는 기분까지 드는데다가 요금까지 비싸서 그다지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벽걸이 TV화면에 HD카메라를 이용한 화상통화를 상상해 보라. TV리모콘으로 전화 걸고 받기가 되고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TV가 켜지면서 상대방 얼굴이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되려면 현재의 리모콘이나 IPTV셋톱박스로 당장은 힘들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다. 한마디로, 안된다고 하면 안되고 된다고 하면 되는것이다.

주부들간의 수다나 부모자식간의 안부전화에도 유용하겠고, 회사들간의 업무상통화는 바로 화상회의되는거다. 회사에서는 PC와 모니터를 이용해서도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할테고 PC를 꺼도 전화는 되어야 할테니 모니터를 공유하는 모종의 장치가 필요는 할 것이다. 그리고 화상통화는 얼굴을 보는 것보다 같은 대상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유용할때가 많다. 펜형 카메라가 있다면 업무상 같은 물건이나 서류를 보면서 이야기 해야 할때 매우 유용할 것이고, 예전에 휴대폰 화상통화 광고 할때 나온것처럼, 전화를 통한 쇼핑도 진정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면 상인들이나 전화 상담원들은 카메라 달린 헤드셋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물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기기의 사용법 같은 것을 설명할때도 훨씬 쉬울 것이다.

유선 전화는 여러가지 미래의 모습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로만 하던것을 보면서 할 수 있게 기술이 발달 했는데도 계속 음성에만 집착하여 고작 집전화기로 문자 보내기 같은거나 해 놓고 혁신입네 하고 있다면, 그런 회사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인터넷 전화 회사들은 이미 IPTV서비스도 하고 있으며 인터넷서비스도 하고 있고 이동통신도 하고 있다. 아마도 KT는 이대로 파괴적 혁신에 의해 파괴되어 주는 것이 기업 생태계를 위해서는 좋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면 파괴적 혁신을 주도 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 회사들은 좀 더 피치를 올려주는 것도 예의가 아닐까? 고수는 상대를 단칼에 베어주는 것이 무림계의 불문율아닌가? 아픈채로 오래 피흘리게 하지 말자.

일단 IPTV셋톱박스에 카메라를 연동하도록 하고 리모컨으로 전화받는 버튼을 누를때 TV의 입력소스를 자동으로 셋톱박스와 연동되도록 하거나 화면분할 모드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TV회사와 어느정도 협력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TV는 튜너 기능은 IPTV셋톱박스로 대체되고 PC모니터 처럼 화면 표시 기능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IPTV는 안보고 화상전화만 신청한다 해도 같은 셋톱박스를 임대해주고 세팅만 다르게 하면 될 것이다. 스카이프 처럼 PC프로그램을 이용한 전화도 지원한다면, 어디가서든 로그인만 하면 내 전화번호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걸 무선랜에 연결하면 회사나 집에서는 휴대폰으로 인터넷 전화를 받을 수가 있게 되고, 집 밖을 나서면 그때나 이동 통신망을 쓰게 해주면 된다. 이미 이동통신망을 가지고 있으니 어려울것 없다.

그러면 SK와 LG는 5조원을 나눠먹게 되는것이다. KTF는 저물어 가는 KT와 합병하는 바람에 공멸의 길로 가게될 공산이 크다. 돈못버는 기존 KT직원들 월급까지 이동통신수익으로 줘야하는 상황은 그리 오래가지도 못할 것이다.  KT와 같은 먹여살릴 입이 많은 대기업에게 인건비도 못버는 상황이 오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소비자들은 저렴한 음성전화를 쓰거나 HD화상전화를 추가부담없이 쓰게 될 것이다. 나름 행복하지 아니한가? KT가 미리 정신차리면 많은 가장들의 실직도 막을 수 있을테니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