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둘레산길잇기 4구간 1부 식장산

지난 주 1구간에 이어 2구간을 가려고 했으나, 2구간 출발지인 출발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금동고개로 가는 버스를 제 시간에 못탈듯하여 급히 4구간으로 변경했다. 맨날 혼자 가다가 이번엔 지훈이도 함께 가게되었다.

아래코스는 4구간 코스의 중간에 임도로 빠져버린 코스다. 이야기하느라고 중간에 다른길로 접어든걸 모르고 내려가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 --;원래 코스는 시 경계선 따라서 아래로 계속 내려가다가 닭재에서 덕산 마을로 내려가야 한다.

내가 지나온 중간에 새버린 경로의 GPS트랙 (gpson.kr제공) 

원래 대둘4구간 

4구간은 정상에 송신탑이 있는 식장산부터 닭재까지의 구간이다. 대전 둘레산길잇기 코스의 산중에 가장 높은 산이자, 가장 바위가 많은 산이기도 하다. 또 산정상이나 능선에서의 경치가 매우 훤하게 뚫려있는 산이라는 점에서 대전의 다른 산들과 차별된다. 숲도 좀 더 우거진듯 하다. 나무가 높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숲의 느낌이 좀 다르다.

다른 산들은 정상에 올라도 나무들 때문에 조망이 가린곳이 참 많은데 식장산은 정상부근 전망대부터 해서 능선 곳곳에서의 조망이 정말 뛰어나다. 다만 그것이 산불로 인해 나무들이 다 타버려서 그런것이라면 좀 안타까운마음도 들지만 그냥 원래 그런것이길 바래본다. 정상을 지나서 부터는 산불의 흔적이 매우 길게 이어져 있다.

대전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것 같지만 이번에 처음 식장산의 조망을 처음 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대전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다 보이고 게다가 대청호까지도 함께 보인다는것이 정말 놀라웠다. 속이 다 시원한 경치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캠코더로 한큐에 다 찍어서 올리려고 찍긴 했는데 어째 패닝만 하면 멈짓멈짓하는게 싸구려 캠코더가 영 마음에 안든다. 사진이나 잘 찍어 올껄 하는 아쉬움이 든다.


 

송신탑은 가까이 가보니 미군기지였다. 사진에서 헬기장 오른쪽으로 대전둘레산길잇기 코스가 이어진다. 잘 다니지 않는 길 같다. 초입엔 사람이 좀 있었는데 대전둘레 산길잇기코스랑 일반 코스랑 나뉘고 나니 사람들이 싹 사라지고 우리뿐이었다.

대청호가보이는 산에 오르는것이 예전 부터 바램이었는데 계족산에선 제대로 안보였고, 식장산에서가 제대로다. 그런데 이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는 전망대에서 보는게 훨씬 잘 보인다. 이건 왜 찍은거지?

앞으로 가야할 코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구불 구불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지나서 쯤이 하산지인 덕산마을일것이다.

식장산에는 안테나 있는 봉우리가 둘이었다. 서쪽에는 미군애들꺼고 동쪽에는 KT애들꺼다. 왠 애들이 산에다 안테나를 설치하고 난리람 --;;

저 멀리 두툼하게 솟아 있는 봉우리는 아마 대둔산이 아닐까 싶은데, 조만간 저기도 함 올라줘야 겠다.

엄한 임도로 들어서서 내려오다 보니 저런 현수막이보이길래 한 방. 우리가 내려온 임도는 곤룡재를 지나 옥천으로 가는 길이었다. 문제는 그 길은 인도는 고사하고 갓길도 전혀 없는데다가 구불구불이 심해서 우리를 미처 못본 차들에 깔려서 비명횡사하는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떨며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번에 이곳부터 다시 4구간을 도전하느니 차라리 처음 부터 다시하는게 낫거나..아니다 거꾸로 도전하는게 그나마 좀 낫겠다 싶다.

갓길이 좀 드러나면서 생명의 위협이 좀 가실 무렵부터 주변의 특이한 상태의 집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실내에 있어야 어울릴법한 문짝이 야외에 나와 있으니 이 또한 야유회 똥개 현수막 못지 않게 내 5년된 500만 화소 폰카를 유혹한다.

위험한 도로의 끝 무렵에는 이름도 정겨운 산내 초등학교도 나와 주시고, 도금 더 가니 버스가 다니는 길이 나타난다. 원래 가려던 2번코스의 끝인 만인산 휴양림에서 오는 501번 버스가 지나가는 길이다. 원래 오늘의 목적지인 덕산마을에서 오는 길이기도 하다.

둘이서 산행을 하다보니까 말많은 두 남자가 구라를 푸느라고 사진도 별로 안찍어서 올릴 사진이 없다. 덕분에 코스도 벗어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