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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o make - Planning

로봇은 구라다?

로봇관련 학과들이 모이는 학회를 하면 뒷자리에서 학생들이 모여서 하는 소리라고 한다. 로봇은 구라다.

이 말은 로봇과 관련된 사람들의 기대와 현실이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를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몸으로 느낄때 입에서 나오게 되는 소리인 듯하다.

특히, 인간형 로봇이 조만간 실용화 될 것 처럼 발표하는 정부의 순진한 시각과 공상과학영화에 중독된 일본의 많은 로봇 과학자들이 키워 놓은 기대와 현실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말이 절로 나오는 듯 하다.

어제 신문에도 일본에서는 가사 도우미 로봇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 2015년경에 2억원의 가격에 내 놓고 싶단다.

생각해보자. 가사를 로봇이 도와주는게 더 좋을까 사람이 도와주는게 더 좋을까? 사람이 가사를 도와주는게 비용이 적게 들까 로봇이 도와 주는게 비용이 적게 들까?

로봇의 수준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거나 사람의 상황을 판단해 알아서 요리를 해주거나 청소를 하려면 지금 가사를 도와 주는 가정부와 대등한 완전한 인공지능을 갖추어야 하는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사람의 그 유연하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구현하려면 얼마의 개발비와 제작비가 들것인지? 사람이면 월 일이백만원의 비용으로 하루 종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몇억원 드는 로봇을 사서 그 반에 반에도 못미치는 서비스에 만족할 사람이 도대체 몇이나 있을까?

그 로봇을 만드는 사람들은 가사에 왜 로봇을 써야하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만화에 나왔으니까? 일본의 로봇 개발자들의 생각은 딱 그 수준인 듯하다. 만화에 나왔으니까 현실에서도 그래야 하는것으로 당연히 생각하는 듯하다.

로봇이라는 상품에도 당연히 니즈에 맞는 제품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사람처럼 움직이기만 하면 만사 해결되는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족 보행로봇을 연구하는것 자체는 미래를 향한 작은 발걸음 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로봇이 꼭 이동수단으로 이족보행만을 채택해야 하는 것 처럼 생각되어서도 곤란하다.

이족보행은 인공지능이 어느정도 수준에 이르게 되면 자동적으로 가능해지는 부분이다. 이족보행을 위한 인공근육 등 기계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는 당연히 미리 이루어져야하겠지만 지금의 프로세싱 능력으로 만드는 기계적인 단순한 이족보행이 과연 실제 이족보행이 실용화 될때 밑받침이나 될지  의문스럽다.

언젠가 인간은 인간을 능가하는 사고력과 운동능력을 지닌 로봇을 만들어 낼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이전의 기술 수준에서는 그 수준에 맞는 용도를 찾아서 현상황에도 쓸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쓰는것이 순리가 아닌가?

얼마전 신문에도 국내 로봇관련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그 이유는 지금의 기술수준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이전에 주지 못하던 가치를 제공해 줄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 그렇다고 본다.

아이보 처럼 못가져본 사람에겐 꿈의 기계이지만 써본 사람에겐 별 소용이 없고 비싸기만 해서 잊혀지는 로봇, 청소라는 용도로 쓰기엔 지나치게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는 로봇, 로봇이기만 하면 신기해서 다 사서 가지고 놀줄 알았던 로봇장난감 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은 돈을 벌수 없었다.

여기서 잠시 로봇 연구의 방향에 관해 살펴보면, 미국쪽은 전자공학이나 컴퓨터 공학분야의 학자들이 로봇연구에 주로 뛰어 들고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기계공학분야의 사람들이 주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쪽이 맞을까?

내심 나는 인공지능분야가 더 어렵기 때문에 전자공학분야가 더 노력해야할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 또한 편견이 아닌가 싶다. 로봇은 생각과 움직임을 함께 갖추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분야가 모두 노력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국가의 지원 또한 로봇이 겉으로 보기에 기계니까 기계과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식의 아메바적인 행정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머리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없고 몸없는 머리가 의미 없는 것을 안다면, 인공지능분야와 로봇의 기계적인 분야에 골고루 지원이 가야 할것이다.

하지만 전자공학과 기계공학 두 가지만 있으면 로봇이완성 되는 것도 아니다.  공학적인 분야만 해도 로봇에 사용될 배터리를 위한 화학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공학이 필요하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에 의한 수많은 사고들의 처리를 위한 법적인 연구도 필요하며 윤리적인 문제 등 문화전반에 걸친 총체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휴보를 개발한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님의 말에 의하면 이족보행로봇 프로젝트가 여러과들이 함께 참여하는 거대 프로젝트로 시도되었다면 성공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갔을 것이라는 뜻일 것이다. 맞다. 여러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일이긴 하지만 한팀으로 모인 여러분야의 전문가 필요하다. 지금 처럼 정부에서는 각 부처별로 로봇분야의 주도권을 가지려고 다투거나 대학에서는 학과별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면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로봇처럼 다양한 방면의 지식이 필요한 곳에는 여러분야의 전문가가 어우러져서 팀웍으로 함께 개발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상 원론적인 이야기들을 늘어 놓아 봤으니 현실적으로 지금의 기술로 만들수 있는 로봇의 용도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WowWee라는 완구 회사를 차려서 로보사피엔이라는 로봇완구로 히트를 친 마크 틸든(Mark Tilden)이라는 과학자가 있다. 그가 십 수년전에 주창한 로봇개발 사상(?)이 있는데 BEAM이라는 것이다.
Biology, Electronics, Aethethics, Mechanics의 약자이다. www.solabotics.net 이라는 BEAM 관련 포탈도 있다.

BEAM이라는 사상에 따라 만드는 로봇들은 복잡한 디지털 회로를 쓰지 않고 아날로그 부품 몇개만으로도 외부상황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능동형 로봇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걸어다니거나 말하는 기능 대신 빛을 쫓아가거나 충돌시 뒤로 물러나는 방식이며, 바퀴나 곤충의 다리같은 이동수단을 가지고, 태양광전지를 에너지원으로 한다거나 하는 미생물의 원초적인 반응을 모방한 행동 양식을 가지는 단순한 로봇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EAM사상에 입각해 만든 로봇의 단순한 회로도(마우스의 부품을 일부 이용해서 만든 로봇)

지금의 로봇 기술 수준이 그보다는 훨씬 높지만, 제일 많이 팔린 가정용 로봇의 지능 수준이 딱 그 정도 이다. 게다가 그정도 수준의 로봇은 적은 비용으로 만들수 있기에 적절한 용도만 찾아 낸다면 누구나 로봇의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5년에 2억을 지불하지 않고 내일이라도 당장 몇만원의 비용으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내 아이디어 하나를 공개 하자면, 애완동물용 장난감 로봇이다.
아파트 현관문 위에 달린 동작감지 센서는 적외선을 감지 한다. 그 센서 두어개 달고 모터 두개, 앰프 회로와 트렌지스터 릴레이 하나 정도면 고양이를 피해다니는 로봇쥐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개를 위한 고양이 로봇도 가능하겠고 ..좀더 복잡해 질지도 모르겠지만 5만원정도면 충분히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고 구매 가능한 가격이 될 듯하다.

다음 아이템으로 추진해보려고 한다.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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