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1일에 계족산에 갔었다. 그 후로 우봉산도 갔었고 오늘 구봉산도 다녀왔다. 산행기가 너무 밀리기 전에 쓰려고 한다. 밀린 방학숙제 하는 기분이다.
예전에 보문산에 올랐다가 정상에 있는 대전둘레산길잇기라고 써있는 지도를 보고 집에와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무슨 단체까지 있어서 대전둘레 산길잇기를 추진하고 있었다.
다음에 카페도 있어서 일단 가입하고, 나도 대전둘레산길잇기 코스를 모두 밟아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 첫번째 코스로 계족산을 선택했다. 예전부터 대청호가 보이는 산을 올라보고 싶었기 때문에, 대청호 주변의 산을 고르다가 교통편 파악이 그나마 쉬운곳을 선택한것이 계족산이다.
하지만 대전둘레산길잇기 코스를 따라 간것은 아니었다. 일부 그 코스와 겹친 부분이 있는 정도였다. 그 날은 그 코스를 가야한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던 것 같다.
위 지도는 대전둘레산길잇기 제 6구간이다. 다음 대전둘레산길잇기 카페 자료실에서 가져왔다.
등산을 다니다보면 가장 처음 부딪히는 난관이 등산로 시작점을 찾는 것과 그 곳까지 가는 교통편 파악이다. 등산 클럽에서 산에 갈때는 그냥 넋놓고 따라가기만 해도 되지만 혼자 다닐때는 코스 파악이 쉽지 않다.
한국의 산하 라는 사이트에 많은 정보가 있지만 등산로의 시작점에 대한 정보는 그리 자세히 나와 있지 않고 있다 해도 찾으려면 한참 걸린다.
포탈에 있는 지도 사이트나 콩나물 같은 지도 사이트에 등산로 정보가 나온다면 저~엉말 정말 좋겠다.
아 그리고 서울의 버스 노선은 각 포탈이나 콩나물에 나오는데 대전 버스는 아직 안나온다. 대전시 사이트에 버스 노선 정보가 있긴 한데 어찌나 쓰기 불편하게 해놨는지 쓰면서 욕나온다. 콩나물의 버스 노선 검색 처럼 바꿔줬으면 정말 좋겠다. 이러니 공무원 욕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했다는 생색만 내고 끝내려하지 말고 제대로 좀 합시다! 으이그!!
계족산 등산 지도를 찾아보니 입구가 대충 어딘지는 알게되었다. 그러면 그 동네에 가는 버스를 찾아야 하는데, 대전시 버스 노선 사이트에는 현재 지도상을 지나는 버스찾기 기능이 없다. 정거장 이름을 알아내서 노선별 페이지로 가서 텍스트 검색을 해야 하는데, 이거 텍스트 검색 찾기 너무 어렵다.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대한통운마트 방면으로가는 310번 버스가 등산로 시작점을 지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읍내동현대아파트 정거장에서 내려서 뒤로 돌아 몇십미터만 가면 지도에 표시된 등산로로 가는 길이 보인다.
다음지도 사이트의 대전에서 대한통운마트를 검색하면 저 동네지도를 볼 수 있다.
고속도로 밑으로 굴다리를 지나면 아스팔트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다보니 노인복지회관 건물이 나오는데 거기에 붙은 현수막을 보고 깜짝놀랐다. 으잉 개죽음 준비학교?
2008. 6. 21. 2:54 PM
그러나 그것은 죽음준비학교 개강을 알리는 현수막이었다. 그냥 개강을 모아서 뒤에 써주지 ^^
조금더 오르면 무슨 절이 하나 나오는데, 절의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내도가 있는 곳이 나온다.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다.
2008. 6. 21. 03:10 PM
위 사진을 클릭하면 좀 큰사진을 볼 수 있다. 큰 사진에 보면 봉황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거기서 아래를 보며 대전 시내 경치를 몇 장 찍어봤다. 날씩 안개 낀듯이 흐려서 잘 보이진 않는다 --;
2008. 6. 21. 03:46 PM
왼쪽에서 부터 오른쪽으로 화각을 돌려가면서 찍었다. 이어 붙이면 파노라마. 생각있으면 만들어 보자 :p
봉황정 바로 옆에 '나름대로' 정상에 오르면 올라온길 내려가는 길, 봉황정 가는길 그렇게 세갈래로 나뉘어 진다. 그러나 지도에는 봉황정을 기점으로 네갈래의 길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봉황정으로 가면 길이 하나 나오니까 세갈래 길이되어야 하는데 왜 네갈래일까? 한참 고민했다.
난 임도 삼거리를 거쳐서 계족산성엘 가고 싶었다. 그래서 올라온길이 바로 오른쪽 길을 택하면 임도 삼거리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갔다. 그러나 나중에 보니 그 길은 90도 시계반대 방향으로 틀어진 쪽의 길이었다.
덕분에 하안참 빼애앵 엉뚱한 임도로 돌아서 임도 삼거리에 도착했다.
위 사진은 엉뚱한 길로 잘 못들어 저 앞에 신탄진방면이 보이는 광경이다. 사실 저 때 까지도 정확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다.
그렇게 임도 삼거리로 가서 다시 계족산성으로 가는 산길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족산에는 산 중턱을 뺑둘러 임도가 나 있어서 자전거 크로스 컨트리 대회도 하는거 같다. 등산로 입구에 매달 대회를 한다고 써 놓은 현수막이 있다.
그래서 계족산성으로 가는 길도 임도를 따라서 가는 방법과 산길로 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당근 산길을 택했다.
가다보니 시야가 트이면서 대청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대했던 대청호는 저 멀리 흐릿하게 밖에는 볼 수 없었다. 날씨도 흐렸지만, 거리가 너무 멀다 --; 춘천호 바로 옆의 삼악산에서 본 광경 같은 걸 기대 했었는데, 영 실망스럽다.
한시간 가량 가니 놀랍게도 성다운 성이 나타났다. 서울 외곽의 산성빼곤 보통 산성은 거의 다 무너진 돌더미 정도 기대되는데 여긴 제대로다.
자 그럼, 성벽과 성 내부 사진 감상
2008. 6. 21. 05:42 PM
계족산성에서 벌써 여섯시가 다 되어 간다. 느즈막히 일어나서 출발했더니 좀 늦었다. 돌아올때는 임도를 택했다. 안가본 길을 가보는 것이 좋지 않은가?
계족산성에서 봉황정이 있는 봉우리를 바라다 본 광경. 산중턱에 어렴풋이 임도가 보인다.
계족산성이 있는 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임도는 흙길이라서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이 신발신은 사람보다 더 많다. 게다가 임도는 경사가 아주 완만해서 산책삼아 다니기 딱 좋다. 저 근처 사는 사람들은 좋겠다.
다시 임도 삼거리로 돌아와서 바로 내려오긴 좀 아쉬워서 임도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가 절고개라는 곳에서 비래사 방면으로 하산 했다.
비래서를 지나 마을을 지나다 보니 큰 느티나무가 한그루 서 있다. 어릴 적 시골에 있는 어머니의 외가에 놀러 간적이 있는데, 그 곳에 저런 큰 느티나무가 있었다. 마을 어귀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는 언제나 그때의 느낌을 불러 일으켜 편안함과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그 시골마을에 길이 확장되면서 길가에 나란히 늘어서 있던 쭉쭉 뻗은 미류나무가 모두 잘려 나갔다. 아버지 성묘가는 길이 그 길이라, 지날 때마다 그 생각이 나서 너무나 아쉽다. 그곳은 충북 음성 전깃말(글로 써보긴 처음이라 맞는지 모르겠다)
2008. 6. 21. 07:28 PM
8시가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날은 훤하다.
오늘의 산행코스를 안내도에 표시해봤다. 뺑뺑이 좀 돌았다 --;
산을 내려오니 신기하게도 우리집까지오는 버스가 바로 앞에 있다. 지난번 보문산에서 내려왔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이 동네가 교통편이 좋은건가 내가 재수가 좋은건가?
밀린 산행기 쓰다보니 오늘 산행기가 또 밀리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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