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전둘레산길잇기11구간인 구봉산을 다녀왔다. 애초에 순서대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냥 땡기는 곳 부터 가고 있다. 구간마다 산이 꼭 하나씩 있는 것이 아니라서 코스마다 하나씩 산이름을 붙이긴 그렇지만 이번 코스도 구봉산이 주를 이루고 있고 쟁기봉은 그야말로 동네뒷산 수준이다. 심지어 어떤 학생이 산길로 귀가를 하기도 한다. 등산복 입고 다니기도 뻘쭘하다
대전둘레산길잇기 카페 자료실에서 나름 자세한 지도를 발견해서 접근로 파악이 가능했다. 카페에 있는 산행기만 봐서는 접근로를 알기 어렵다. 그 곳에서의 산행은 코스를 개척하신분이 안내를 해주시니 등산로에 대한 고민을 안해봤을 것이고 산행기에도 굳이 등산로 안내에 대한 부분을 쓸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일단 혼자 다니고 있고 전혀 가보지 않은 산들이기 때문에 등산로 파악이 주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도 처음 가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내용을 되도록 많이 넣으려고 노력중이다. 결과도 의도와 맞아들어가길 바랄뿐!
내가 간 길은 까만색인데, 지도의 길은 파란색인것 같다. 집에 프린터가 안계셔서 지도를 가지가지 못해서 어렴풋한 기억력에 의지해 방향만 대충 잡아서 갔더니 진입로에서부터 딴길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당시에는 맞는 길이라 생각했다. 동네 아저씨에게 여쭤보니 등산로 입구도 알려줘서 일단 입구에 도달은 했다.
2008.07.05. 오후 2:11
그러나 길에 잡초만 무성하고 어째 사람이 다니는 길 같지가 않았다. 진입로에서 뒤돌아서 본 광경이다.
길을 들어서 조금 가다보니 괴기스러운 집이 한채 나온다. 괴기영화하나 찍으면 딱 좋겠다. 그래도 옥상에 전망대는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네
2008.07.05. 오후 2:12
저 건물을 지나니 당황스럽게 바로 막다른 길이 나왔다. 게다가 주변 분위기를 보니 내가 온길이 등산로라기 보다는 산신령 모시는 암자의 진입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오른쪽으로 등산로 스러운 길이 보여서 갔더니 역시 절벽앞에 촛불들을 잔득 켜 놓은 그.. 암자 분위기 절정이다. 그 곳을 조금 지나서 가보니 바위를 약간 기어 오르면 길인듯 아닌듯 한 것이 보이길래 일단 올라갔다.
그리로 약간 오르니 등산로가 나온다.
2008.07.05. 오후 2:29
진입로에서 18분쯤 지나니 쟁기봉 정상이다. 가히 뒷동산이라 부를만하다. 사실 등산복입고 배낭메고 다니기 뻘쭘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모두 평상복이다. 심지어 어느 학생은 가방메고 지나가난걸 보니 방과 후 귀가길로 쓰는것 같다.
그래도 쟁기봉 정상에 오르니 땀은 엄청난다. 폭염주의보라더니 정말 덥다.
쟁기봉에서 본 혜천 대학 방면, 가운데서 왼쪽 부분에 길쭉한 고동색에 옥색 지붕을 한 혜천 타워가 보인다. 전에 자전거 타고 저 앞을 지나다가 특이해서 사진 찍어둔 적이 있다. 이슬람 사원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양식이다.
쟁기봉에서 올라온 길을 바라본 광경이다. 저 멀리 왼편에 차 많이 서 있는 곳이 농협하나로마트 되겠다. 그 옆에 강이 바로 대전시내를 흐르는 유등천이다. 나중에 대전천과 만나고 갑천과도 만나서 금강이 된다.
2008.07.05. 오후 2:49
쟁기봉에서 내려오다 보면 네갈래 길이 나오는데 직진은 공사중이라 왼쪽으로 돌아가라고 써 있다.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오니 산성교회 뒷길로 이어진다. 이 교회 앞길도 전에 자전거 타고 두어번 지나 갔다.
내려온길을 뒤돌아 본 모습이다. 자동차 운전 학원과 산성교회사이로 난 길이다.
이제부터는 갑천을 건너는 보를 찾아서 갑천을 건너 구봉산에 올라야 한다. 저 길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면 보로 가는 길이다.
2008.07.05. 오후 3:02
가다보니 난데없이 등산로 입구 표시가 나온다. 나는 쟁기봉에서 아래로 난 길로 오다가 중간에서 샌것인데 쟁기봉에서 효자봉을 거치면 이길로 나오는 것 이다. 이 길도 괜찮아 보인다. 다음기회가 있으면 이길로 가보고 싶다.
등산로 입구 표지에서 뒤 돌아본 광경이다. 저 아파트는 저 위치에서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 지도에 찾아보니 수미초등학교 옆에 있는 삼정하이츠 아파트인 것 같다.
2008.07.05. 오후 3:35
뚝방길을 가다가 보니 주차된 차의 시그널 램프 옆에 이런것이 피어 있다. 간혹 불상에 이것이 생기면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호들갑을 떠는 그것과 같은 곰팡인지 뭔지하는 것이다. 이거 그 사람들이 보면 이 차 사갈까?
2008.07.05. 오후 3:41
보가 있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대전 남부 순환 고속도로가 보인다. 나는 저 고속도로 뒤에서 강을 건넜다.
지도상에는 이 보를 통해서 강을 건너도록 표시되어 있다.
보를 건너서 바로 앞에 있는 괴곡1길이라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길을 들어서기 전에 본 마을 광경이다. 가운데 제일크게 보이는 나무의 오른쪽에 멀리 있는 나무가 보호수인 느티나무이다.
2008.07.05. 오후 3:44
느티나무에 좀더 가까이 가보면 이렇다.
지도를 보면 이 느티 나무에서 왼쪽으로 가야 하는데 나는 오른쪽으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 가다보니 길이 막혀서 호남선 기찻길과 그 옆 찻길을 과감히 무단횡단했다.
길가에서 일하시는 농부 부부를 만나 길을 여쭤보니 좀 더 가면 식당 옆에 진입로가 있다고 한다. 좀 더 가보니 하야트호텔 주방장 출신이 한다는 시골밥상이라는 식당이 나오고 그 앞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2008.07.05. 오후 4:03
그러나 여기에도 대전둘레산길잇기 표지판은 없다. 그건 쟁기봉쪽 도 마찬가진데, 내가 전에 가본 계족산이나 우봉산 등 에는 대전둘레 산길잇기 코스에는 표지판들이 붙어 있었다. 아직 표지판을 붙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인가보다.
그나저나 쟁기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는데는 38분 걸렸는데, 쟁기봉을 내려와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 10분이나 걸렸다.
2008.07.05. 오후 4:12
비탈을 오르다보니 위와 같은 표지판이 나온다. 괴곡동쪽에서 올라온 것이고 구각정쪽으로 가야한다.
2008.07.05. 오후 4:15
좀 가다 보니까 아까는 구각정이었던것이 이번엔 구봉정이다. 여기서 빼올 약수터로 길을 잘못들었다.
2008.07.05. 오후 4:19
잘못든 길 중간에 있는 표지판 다시 구각정으로 이름이 바뀐다. 아무래도 감이 이상해서 구각정쪽으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2008.07.05. 오후 4:25
구각정으로 향함. 이 근처에서 지나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능선길은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면서 방동저수지가 굉장히 멀다고 위협을 한다. 이미 시간이 4시를 넘어서 나도 슬슬 불안해진다. 점심을 11시경에 먹고 왔기 때문에 배가 고파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름이라 해는 기니까 8시전에만 도착하면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문제는 없다.
2008.07.05. 오후 4:35
겨우 다시 능선길로 접어 들었다. 이름도 다시 구봉정으로 바뀌었다.
2008.07.05. 오후 4:36
능선을 다시 타기 시작하자 마자 바로 헬기장에 나타난다.
2008.07.05. 오후 4:39
온 길을 뒤돌아본 광경이다.
2008.07.05. 오후 4:40
능선의 오른쪽을 보니 뻘건 흙이 드러나 있는 택지 개발 구역인듯한 곳이 보인다. 저런 벌거숭이 땅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안좋다.
헬기장을 지나니 표지판이 다시 구각정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몇 번이나 바뀌는지 모르겠다.
2008.07.05. 오후 5:09
능선의 왼편은 오른편과 천지차이다. 갑천이 둥글게 굽어진채 흐르는 평화로운 광경이다. 눈이 다 시원하다. 이런것도 등산의 맛 중의 하나다. 하회마을 풍경과 비슷하다
2008.07.05. 오후 5:11
드디어 문제의 구봉정인지 구각정인지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들어 놓은 정이 가지 않는 정자다. 반대쪽 입구의 계단은 거의 무너져 간다.
2008.07.05. 오후 5:13
좀더 가니 성애 양로원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이젠 구봉농장을 향해서 간다.
2008.07.05. 오후 5:14
능선을 가는 내내 산 아래서 노래방 소리가 들렸었는데, 그 원천을 찾았다. 저 아래 건물이다. 무슨 행사를 하는 것 같은데 자기들끼리 들리게 하면 되지 왜 온산이 떠나가도록 크게 틀어 놓고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집에서도 바로옆 초등학교의 온 행사니 야외 수업을 집안에서 함께 하는 기분인데 산에까지 와서도 그 노무 확성기 소리를 벗어 날 수가 없다니 TT
2008.07.05. 오후 5:14
구봉산은 대전 둘레의 산 치고는 특이하게 바위가 좀 있다. 철계단도 종종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의 대전 둘레에 있는 산들은 온통 흙산이었기 때문에 나름 놀랍다.
2008.07.05. 오후 5:17
이런 광경조차 볼 수 있다.
2008.07.05. 오후 5:21
심지어 봉우리 사이에 이런 다리도 있다
2008.07.05. 오후 5:29
아까본 광경을 다시 찍어봤다. 약간 진전이 있는데 느껴지려나 모르겠다.
2008.07.05. 오후 5:28
진로가 상보안으로 바뀌었다. 이 표지는 방향이 좀 의심스럽다. 상보안은 구봉산의 남쪽인데 구각정의 반대방향과는 90도나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가던길로 계속간다. 그냥 대고개나 구봉농장으로 표시하는 것이 좋을 텐데.
2008.07.05. 오후 5:41
구봉농장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여기서부터는 대고개 방면이 되겠다.
2008.07.05. 오후 5:57
드디어 대전둘레 산길잇기 표지판이 처음 나타났다. 6시 정도에 방동저수지가 500미터 남았으니 아까의 우려는 기우였던 셈이다. 한 시간 반이면 오는 길이 뭐가 멀다고 한거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까 흠.. 패스
2008.07.05. 오후 6:01
멀리서 보는 송전탑은 아무 느낌이 없지만 가끔 등산하다가 마주치는 송전탑은 나름 장쾌한 맛이 있다.
2008.07.05. 오후 6:06
드디어 하산. 이곳엔 안내도에도 대전둘레산길잇기라고 써 있다. 지도의 방향이 시작부분과 반대다. 북쪽을 아래로 두어서 표지판의 방향이 지형과 맞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이유로 이렇게 뒤집어 놓은것일까?
이제 걸어서 방동저수지에 있는 방동대교까지 가서 버스타고 집에 가면 된다.
2008.07.05. 오후 6:07
산길에서 내려와 우회전하면 고속도로 밑을 지나는 굴다리를 지나게 된다.
2008.07.05. 오후 6:09
물이 여기저기서 줄줄 새고 있는 음침한 굴다리다.
2008.07.05. 오후 6:10
길가에 볼록 거울이 있어서 셀프 샷 한 장 찍어 봤다.
2008.07.05. 오후 6:23
방동저수지이다. 이 사진에선 안보이지만 물이 의외로 맑다.
2008.07.05. 오후 6:26
고여있는 저수지 물이 이정도로 속이 보일 정도면 굉장히 맑은것 아닌가 싶다.
저수지를 건너는 방동대교 옆에 바로 버스 정거장이 있다. 길가에 주저 앉아서 기다리니 201번 버스가 온다.
웃옷이 온통 땀에 푹 젖어서 버스의 에어콘 바람이 추워서 감기들지 않을까 걱정될 지경이다. 배낭을 꼭 끌어 안고있으니 참을 만하다. 이런때에 대비해서 갈아입을 옷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내가 지나간 길을 대략 지도에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빨간색이 원래 대전둘레산길잇기 코스이고 파란색이 내가 간길이다. GPS도 없고 지도도 없이 다녔으니 대충 감일뿐이지만 저 코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엉뚱한 길로 접어 들었고, 구봉산 올라가는 길도 다른 길로 올라갔다가 또 내려가는 길로 잘못 접어 들었다가 겨우 원래 코스로 접어 들었다.
그래도 기억력과 방향감각만으로 갔으니 이정도면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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