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성두산에 이어 이번엔 성두산 바로 북쪽에 있는 매봉산을 가봤다. 사실 지난번에 성두산 탐사를 마치고 매봉산을 간답시고 가긴했는데 착각을 해서 매봉산에서 길건너 북쪽에 언덕을 오르는 길을 찾다가 근처에 있는 주택가만 구경하다고 왔었다. 지도를 훤히 볼 수 있는 아이폰을 손에 들고 다녀도 이미 착각을 하고 있는 상태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
아래 지도의 매봉산에 있는 점선으로 된 등산로가 오픈스트리트맵에 오늘 만들어 올린 등산로이다. 저 길을 다 밟았다는 사실! 낮은 산이지만 중턱까지 간것까지 포함하면 한 다섯번 정도는 오르지 않았나 싶다. 140미터 정도의 낮은 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번오르는데 한 1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지도상 수평거리로는 4분정도 걸린다고 나오는거리였으니 그정도 나오는게 정상이다 싶다.
오픈스트리트맵에 올린 지도는 웹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아이폰의 MotionX GPS Lite같은 앱에서 볼 수 있다. 화면 왼쪽 아래의 컴파스 표시를 누르면 지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거기서 MotionX O-Terain을 선택하면 볼 수 있다.
등산 시작점을 찾기 위해서 일단 자전거를 타고 근처로 접근했다. 과학관을 지나서 유성도서관앞을 지나 계속들어가니 대전교육정보원이란 곳이 나온다. 교육정보원이라? 뭐하는 곳일까 매우 궁금스럽다. 수위도 없어 보여서 그냥 교육정보원으로 들어갔더니 그 길이 이어져서 조폐공사와 화폐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다만 차는 다닐 수 없도록 막아놨다.
교육정보원 건물 뒷편으로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화단일부를 통해서 산으로 가는 길이 나 있었다. 정식입구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 많이 다녀서 길이되어버린 그런 길이다. 근처에 자전거를 묶어 놓고 오르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이 화단으로 나 있는 등산로 입구다.
오르다보니 여기도 대나무 밭이 보인다. 성두산보다 훨씬 많기도 하지만 굵기도 제법 굵은 것들이 많아서 탐스럽다.
아무튼 정상스러운곳에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전에 대전둘레산길잇기7코스 어디선가 본 산불감시초소와 거의 같은 구조의 건물이다. 철제사다리로 오르게되어 있는 나름대로 2층건물이다. 잘보면 웃긴게 하나 있는데 창틀이 다 뜯겨져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낮아도 여기도 나름대로 산인데 여기까지 와서 창틀을 다 뜯어갔단 말인가?
이산도 나무가 우거져서 조망이 아주 않좋다. 심지어 산불감시초소 2층에 올라와도 보이는게 없다. 10분만에 정상을 밟고나니 좀 허탈하기도하고 좀 황당하기도 해서 산불초소 2층 베란다에서 잠시 멍때리다가 반대편에 북쪽으로 난 길이 있길래 내려가보기로했다. 내려오는건 더 금방이다. 내려와 보니 표준연구소 정문 바로 앞이다. 두 번째 입구를 발견한 셈이다.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에 두번째 입구를 바라보며 다시 한컷.
다시 산을 올라와서 내려오다가 갈라진 길로 가본다. 이번엔 동쪽으로 난 입구를 만나게 될 것 같다. 산에 오른지 처음으로 산아래가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묘가 있는 곳이었다. 항공사진상으로도 묘지는 여러군데가 보이더니 곳곳에 묘들이 자리잡고 있다. 묘들은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조망에 도움이 될 줄은 또 몰랐네. 사실 산에 올라서 나무로 꽉 막혀서 아무것도 안보이면 그 것처럼 갑갑할데가 또 없기 때문이다. 건너편 우성이산도 보인다.
아래도 역시 묘 덕분에 드러난 경치. 오른쪽 끝에 대전KBS가 보이고 왼편으로는 엑스포가 보인다.
아래는 대덕대로가 보이는 곳으로 난 등산로입구이다. 지도에서 매봉산 정상 오른쪽의 입구가 되겠다. 여기서 바닥찍고 다시 오른다. 내려오다가 본 두개의 갈림길을 마저 밟아보려고 한다.
첫번째 갈림길로 가보니 유성도서관옆의 청소차 주차장과 대덕중학교 사이로 난 좁은 길로 나가게 된다. 음료수나 하나 사먹을까 해서 도서관안에서 자판기를 찾아보니.. 없다. 이제 이런 낮은 산에 올때도 물통은 가져와야겠구나 날씨는 거의 여름이라 땀도 만만치 않게 흐른다. 다시 산을 올라 두번째 갈림길로 내려가 보니 다음지도에 있던 광산김씨사당인듯한 오래된 한옥이 나온다.
사당 옆에 다리를 건너면 병자호란때 무슨 어사인가 벼슬을 했다는 김익희란 분의 묘도 있다. 아마 그 분을 모시는 사당이 아닐까 싶다.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빨래도 널려있고 여러가지 인적이 있다. 사람이 살면서 관리를 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서 산을 내려오게 되었으나 오를때 본 두개의 갈림길도 그냥 둘 수 없어 다시 처음 오른곳에서 부터 다시 올랐다. 첫번째 갈림길로 가보니 그곳엔 대전의 산에서 종종보게 되는 산속의 밭이 나온다. 주변은 지저분하기 그지없고 판자로지어놓은 창고 같은 것도 두어채 있다. 다른곳으로 이어지는 길도 희미해서 지도를 보고 대충 산을 오르다보니 길이 나타난다. 내려가서 새 입구를 찾아보기호 한다. 그러나 막다른 길이었다.
지도를 보면 매봉산 정상 왼쪽으로 있는 두 가닥의 길이 있는데 둘 다 막다른 길이다. 아래 사진은 그 중 북쪽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점은 나는 분명히 철조망으루 둘러쳐진 곳에 들어가질 않았는데 저 철조망은 내가 있는 곳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형국이라는 점이다.자물쇠도 바깥쪽에서 채워져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저 건너편은 ETRI이고 보호를 하려면 거길 보호해야하는거 아닌가?
다시 길을 뒤짚어 올라서 맨 처음에 올라던 길을 만나서 내려오는데 난데 없이 아까는 못봤던 갈림길이 나타난다. 의외의 복병이다. 쪼그만 산에 은근히 길이 많다. 열받아서 후딱 끝내버리려고 막 뛰어 올라가는데 아까 내가 길을 알려준 가족이 앉아서 음식을 먹으며 쉬고 있다. 이것저것 먹으라고 권해주시는데 목마른김에 물 한잔 얻어마셨다. 아주머니께서는 자꾸 떡을 권해주시는데 떡은 도저히 목말라서 먹을 수가 없었다. 떡은 사양하고 아저씨가 주는 오징어는 또 덮석 받아서 내려오다가 생각해보니 자꾸 떡을 권해주시던 아주머니께 괜시리 미안스럽다 --;;
덕분에 목은 잘 축였으나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그정도로는 너무 부족했다. 그런데 산을 내려와도 이노무 동네엔 자판기나 매점이 가게 같은게 전혀 안보인다. 거의 집근처에 다와서야 가게에 들러 평소에 잘 안마시던 달착지근하고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 사서 단숨에 들이켰다. 아무리 동네 뒷산 탐사도 이제 물은 가져가야겠구나. 계절이 바뀐 탓이겠지. 결국 배낭을 매야한다는 얘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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