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business 라는 잡지에 혁신과 R&D에 관한 좋은 글 이 올라와 소개하고자 한다.
정확히는 성공적인 혁신전략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사는 잡지사의 에디터와 전략 컨설팅회사인 부즈 앨런 해밀턴의 부사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되어 있다.
컨설팅 회사들의 기원이 애초에 회계사들이 모여서 기업에 자문을 해주던 것이 었기 때문에 컨설팅 회사들은 대대로 업무효율을 높이는데에 컨설팅의 역점을 둘 수 밖에 없었으나 요즈음은 시대가 바뀌어 혁신에도 손을 대고 있다. 부즈 앨런 해밀턴이 다른 곳 보다는 좀 혁신에 신경을 더 쓰는 곳으로 보인다.
부즈앨런해밀턴에서 전세계에서 R&D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1000개 기업에 대해 3년간의 조사를 해보니, 첫해의 조사에서 R&D투자 금액과 기업의 성과가 별 상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다만 같은 업계에서 R&D 비용 투자 하위 10% 이하의 회사들은 성과가 떨어진다는 점은 발견 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혁신은 결국 돈을 많이 벌어주는 결과를 가져와야지 그렇지 않은 것은 혁신이 아니라는 기본 전제가 있음을 알 필요가 있고. 그 다음 돈 많이 쏟아 붓는다고 혁신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 없이 혁신이 되는 것도 아니다. 혁신을 하는데 있어 R&D투자는 어느 정도의 임계치는 넘어줄 필요가 있으나 그 것 이상의 다른 요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 다음 두번째 해에는 특허와 기업의 성과를 조사해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 또한 기업 성장율이나 수익성, 주주이익등과 별 상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그 것은 그들에게도 그다지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신기술과 혁신은 큰 상관이 없음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팟을 봐도 MP3플레이어는 이미 있던 기술이었고 아이튠스 같은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도 이미 여러개 있었다. 근데 애플이 두가지를 잘 엮어 놓으니 그야말로 대박이 나지 않았는가?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중에 아이튠스에서 다운받은 음악의 비중이 적다고 반발하는 사람은 비율만 보고 절대적인 수는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아이팟으로 듣는 음악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것이지 아이튠스로 다운받은 음악의 수가 적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혁신하면 당연히 기술 혁신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고 정부에서 내세우는 슬로건 중에도 기술혁신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붙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방향임을 알 필요가 있다.
세번째 해에는 각각 다른 혁신 전략과 혁신에 대한 소비자 참여의 역할에 대해 좀 더 깊은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첫째로 혁신전략이 사업과의 연계(alignment)가 잘된 기업은 성과가 좋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성과가 안좋다는 것이 밝혀졌다.
두 번째로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의 혁신전략은 세가지 종류로 나눌수 있는데, Need eekers와 Market readers, Technology drivers 가 그것이다. 니즈 시커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어 혁신을 이루는 기업이고, 마켓 리더는 다른 기업들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것이 성공적인지 잘 보다가 따라서하는 재빠른 따라쟁이(Fast Follower)들이고, 테크놀로지 드라이버는 소비자를 무시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기술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는 기업이다.
세번째로 알게된 것은, 고객에 대한 통찰을 혁신에 잘 적용 하는 것이 더 큰 금전적 성공으로 기업을 이끈다는 것이다.
이상이 글의 요지가 되겠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다.
아직도 혁신하면 기술개발 밖에 모르는 정부가 답답하기도 하고, 저 보고서의 결론 또한 소비자 니즈의 파악을 통한 고객에 대한 통찰(insight)이 가장 중요하다는 디자인 플래닝의 의도와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디자인 플래닝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될 것 같다는 기대도 새삼 갖도록 해준다.
위에서 나온 세가지 혁신 전략을 다시 봐도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발굴은 모든 전략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Need Seekr는 당연하지만 Market Reader 또한 결국 경쟁기업이 찾아낸 니즈를 자기 상품에 적용하는 것이고, Technology Driver 또한, 당연히 드러나 있지만 기술이 부족해서 채워주지 못하고있는 소비자 니즈를 기술개발로 해결하는 기업일 것이다. 니즈 없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성공적인 기술기업이 되는 일은 당연히 없는 것 아닌가?
다만 숨겨진 니즈만이 니즈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기술만 알 것 같은 기술자들 중에도 니즈에 대한 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성공적인 발명가들이 나오는 것 아닌가. 다만 기술을 위한 기술개발을 하는 기술자들도 많기 때문에 기업에는 확고한 혁신 전략이 있어야 기술자의 에너지의 방향을 고객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제품개발이나 기술개발의 방향을 고객의 니즈를 향하도록 잡아주는 역할이 디자인 플래닝의 역할이
다. 디자인 플래닝에 디자인이란 말이 들어간다고 미적인 디자인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미적인 고려는 디자인 플래닝의 관심 분야가 아니다.
원래 디자인(design)이란 단어는 설계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디자인 플래닝은 설계 계획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어쩌면 발명과 더 비슷한 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발명은 공학적인 구조의 고안을 더 많이 포함하고 있을 뿐,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기본 전제는 같다.
고객 자신도 모르는 미충족 니즈를 찾아내어 그것을 상품 아이디어로 구체화 하는 것이 디자인 플래닝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산업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분야인데 그 교육을 담당할 학과 마저 우리나라엔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이라는 학문은 예술과 기능을 포함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축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건축은 하나의 단과대를 이룰 정도가 되었는데 디자인은 예술대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술대에 속한 디자인학과에서는 디자인 플래닝 교육을 기대 할 수도 없고, 공대에만 속해 있기도 애매하다.
최근 들어 학과간의 경계를 넘어선 교육 바람이 차츰 불고 있기도 해서 다행이다. 디자인 플래닝 처럼 인문학과 공학이 결합된 분야의 교육은 그런 다학제적인 교육 방식하에서 가능 할 것이다.
어느새 디자인 플래닝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버렸다. 그러나 혁신은 디자인 플래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제인 만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 글을 보면서 역시 경영계의 관점에서 본 혁신이 더 넓은 시점에서 혁신을 조망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고, 또한 혁신의 구체적인 방법은 디자인 플래닝에 있다는 생각에 다시금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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