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전의 북쪽에 있는 금병산을 빙 돌아오는 코스를 다녀왔다. 부여가는 길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돌면 신탄진쪽으로 다시 대전에 돌아오게되는 코스다.
오전에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바람에 길을 나설 엄두를 못내고 인터넷에서 쳇바퀴를 돌다가 보니 어느새 시간이 4시를 넘어 5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후 들어서는 안정적으로(?) 비가 안내리고 있어서 더 늦기 전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코스를 잡기로했다. 금병산 위로 경유점을 하나 찍어서 코스를 검색해보니 의외로 거리가 짧다. 시간도 두어시간이면 될듯하여 출발하기로했다.
자전거코스는 거리도 거리지만 고도정보를 알아야 제대로 잡을 수 있는데 웹사이트에 있는 지도로는 잘 알기가 힘들어서 오늘은 구글어스까지 열어봤다. 위성사진에서 산길로 보이는 곳을 커서로 찍어보니 고도가 끽해야 100미터대에 머물고 있어서 안심하고 출발했다.
그러나 애초에 가려던 최단코스를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약간 더 돌아오기로 했다. 덕분에 행복도시가 어디인지 알게됐다 내가 가던길이 금강옆을 지나게되는데 금강건너편이 행복도시 공사장이었다.
4차선도로를 가다가 2차선도로로 접어드니 노면이 엉망이다. 그런 노면상태는 대전시에 접어들고나서야 나아진다. 확실히 도로노면 상태는 행정구역 구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써놓고 보니 뻔한 얘기 같기도하다. 아무튼 노면은 그렇다. 오늘의 코스는 본의 아니게 더 멀리 돌게 되면서 강가로 붙게되어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로 된 편한 길이었다. 강가라고해서 무조건 평지는 아니지만 대개는 그러지 싶다. 지난주 옥천 다녀오다가 옆길로 샌 환산을 도는 코스가 지도상으로는 대청호 주변이라 오르막이 아닐듯 싶어서 갔으나 산을 넘어야했던 일도 있으니 강가가 모두 평지는 확실히 아니다.
아무튼 노면 좋은 대전시내로 접어들게되었다. 코스가 생각보다 짧아서 마음이 매우 가볍다.
가뿐하게 약간의 오르막을 달리고 있는데 왼쪽에 작은 공원 비스무리한게 있어서 잠시 세우고 들렀다. 그런데 안쪽을 보니 왠 기념탑 같은것이 서 있는데 그 모양이 자못 민망스러운 형태다. 시골에 가면 종종 있는 다산의 상징물과도 비슷한것이 후미진 외곽길 한켠에 서 있는데 계단이며 바닥은 온통 잡초들이 우거져 사람들이 찾지도 않는 곳 같다.
궁금해서 올라가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올라가보니 한쪽에 아래 사진속에 있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대전시의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면서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이주시키게 되서 그사람들을 위해 공원을 만들고 기념비를 세운듯싶다. 나중에 지도를 찾아보니 저 근처에 금고동 위생매립장이란게 있다.
쓰레기 매립장에 고향을 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공원에 만든 조형물을 왜 저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이런걸 볼때마다 백남준 선생이 예술은 사기다라는 말을 했다는게 떠오른단말이야 ㅎㅎ 내가 깔때기인건가? ㅎㅎ
갑천을 끼고 돌아오면서 보니 내린비로 물이 불어서 물살이 매우 박력있게 흐른다. 작년에 징검다리 공사중에 폭우가 내려 커다란 돌덩이들 사이로 미친듯이 무섭게 흐르던 강물이 생각났다. 그에 비하면 오늘의 물살은 너무 얌전하다. 그때의 물살은 가히 장관이었는데 영상을 미처 찍어두지 못한것이 아쉽다.
오늘의 코스는 별로 볼 것은 없지만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다녀올수 있는 3시간정도의 쉬운 코스였다. 오늘 처럼 일요일을 그냥 집안에서 보내버리기엔 아까운 오후 느즈막히 떠나볼 만한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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